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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창업으로 제2의 도전···”혁신적 실패는 자산이죠”

<1> 폐업은 창업의 어머니

연대보증 폐지 등 제도 뒷받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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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100만개의 사업체가 새로 생겨난다. 하지만 폐업하는 곳도 80만개에 달해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만 30조원이다. 지금까지 창업실패는 인생의 좌절이자 손실이라는 개념이 지배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혁신적 실패는 사회적 자산이므로 국가와 사회가 재기를 적극 도와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창업 성공률을 높인다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삼세번 재기펀드’ 신설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재도전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과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의 역경 극복 스토리를 시리즈를 통해 알아본다.
 
   # 문헌규(40)씨는 지난 2007년 아프리카 현지 창업을 지원하는 학원을 설립했다. 하지만 2010년 외환 위기 속에 에볼라 바이러스까지 덮치면서 사업은 급전직하했다. 이 와중에 아버님의 별세와 어머니의 병환까지 덮치면서 사업 의지는 꺾이고 말았다. 이후 다시 아프리카 진출 붐이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빈손이 된 김씨는 막막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재창업을 위한 정부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제2의 도전에 나서고 있다. 문 씨는 “첫 사업 실패 이후 자본과 인력이 모두 바닥난 상태였지만 정부의 재창업 지원사업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줘 다시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실패를 딛고 창업에 재도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맞춰 재도전 창업 프로그램 역시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사업 실패를 좌절이 아닌 경험과 교훈으로 삼아 일자리 창출은 물론 사회적 안전망 구실까지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본격 가동되고 있는 것.
 
   7일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재도전 성공패키지’ 사업에 총 100억원(200명)이 투입된다. 작년에 50억원(100명)이 집행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규모가 두 배나 늘어난 수치다.
 
   재도전성공패키지의 경쟁률은 4대 1에 달할 정도로 치열하다. 실패를 맛본 사업자들이 지원하는 만큼 자금과 컨설팅에 대한 요구가 절실하다. 창업진흥원이 올해 상반기에 진행한 2017년 1차 선정 작업에는 86명 모집에 327명이 몰렸다.
 
   지원이 결정된 86명을 분석해 보면 제조와 지식서비스가 각각 54명, 32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39.5%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22.1%), 30대(19.8%)로 나타났다. 60대도 12.8%에 달했다.
 
   올해 2차 모집은 이번 달 중에 공고가 나가고 오는 8월 중순께 선정된다. ‘혁신적 실패’를 사회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실패기피 문화(Riskaverse culture)’를 극복해 혁신적 실패를 사회적 자산으로 만들기 위한 재도전 수기 공모전도 오는 8월에 치러진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재도전 성공패키지는 예비 재창업자 또는 재창업 3년 이내인 기업 대표자 가운데 고의부도나 횡령 등의 범죄경력이 없는 사람에 대해 평균 4,000만원(최대 1억원)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정부가 재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융자나 보증이 아닌 직접 자금을 제공하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실패 원인에 대한 분석은 물론 시제품 제작, 투자유치와 판로 개척 등도 함께 지원해 준다. 올해는 사업추진 실적에 따라 2단계로 나눠 사업비를 지원함으로써 보다 세밀한 재창업 지원 프로세스를 갖추기 시작했다.
 

   재기를 노리는 사업자라면 재도전성공패키지 이외에도 재도전종합지원센터를 비롯해 재도전 중소기업경영자 힐링캠프 등을 이용해볼 만하다. 아울러 재창업 운전 및 시설자금을 대출받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문을 두드려도 좋다. 또 서울보증보험을 비롯해 신용회복위원회·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경우 재창업 도전자에 대한 기술보증이나 신용보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손쉬운 창업 환경과 함께 재창업도 원활한 경제시스템을 조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연대보증 폐지, 조세체납자 확대지원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진행돼 재도전이 용이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경제/한영일 기자]